박인근의 이달의 경제전망
2025년 8월 경기 전망
대한민국의 고위 공직자가 되기 위해서는 어떤 품성과 자질이 필요할까? 최근 새로 행정부를 꾸리는 정부의 고위관료(지명 직이든, 선출 직이든) 후보자들의 과거 행적을 보면서 다시 의문을 가져본다.
과거에는 상상도 못할 행적을 보인 분도 많이 있어 놀랍다. 20여년전 얘기지만 당시 국무총리 후보 두 분이 국회의 동의를 얻지 못하고 연달아 낙마한 적이 있었다. 그 당시 임명에 반대한 국회의원들은 후보자의 도덕성을 주요 문제로 삼았다. 자녀의 좋은 학교 배정을 위한 위장 전입이 주요 흠결이었고 부수적인 결격사유로 재산형성 소명 부족 등이었다.
요즘 시각으로 보면 그 당시의 결격사유는 애교에 속한다. 연 27% 수익을 올려주는 황당한 펀드투자도 있고, 제자의 논문을 가로챈 장관 후보 교수도 있다. 병적증명서를 제출하지 않은 국방부 장관, 나라의 부채규모, 나라의 1년 예산 규모도 모르는 총리 후보, 딸 애 이름으로 위장 업체를 만들고 사업자 등록을 이용하여 대출받은 자금으로 아파트 매입에 쓰신 분 등 하나하나 따지면 끝이 없다.
그러고도 후보 자리에서 버티거나 공직에 취임한 인사가 많다. 국민의 가치관이 바뀌었는지 아니면 비리 종합상가 같은 전력이 없으면 고위 공직자 후보가 될 수 없을 정도로 국민들의 도덕 관념이 땅에 떨어졌는지 갈피를 잡을 수가 없다.
정말 흠결이 없는 고위공직자 후보는 없는지? 아니면 그런 흠결이 없는 분들은 공직에 관심도 없는지? 궁금하다. 국민수준이 그것 밖에 안되는지….. 그것도 아니면 세상이 바뀌고 가치관이 변했는데 필자가 그걸 쫓아가지 못하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그것도 아니라면 국민 자신들은 그러지 못하면서 고위공직자 후보들에게 요구하는 도덕적 수준이 너무 높은 것은 아닌지 모르겠다.
세계경제는 새로운 시대에 대한 준비가 한창인데 한국은 고위공직자의 도덕성 타령을 계속하고 있으니 변화에 적응을 순조롭게 하겠나? 하는 걱정이 많다. 자유무역시대는 가고 관세를 동반한 무역시대가 미국 주도로 전개되고 있다. ‘미국의 힘’을 새삼 실감한다.
트럼프 대통령의 행정명령으로 시작된 관세 전쟁(미국에 수입되는 물품에 나라별로 관세를 부과하는 정책)이 처음에는 ‘제대로 시행될까?’ 하는 의문이 많았으나 결국은 전 세계가 미국 앞에 납작 엎드린 꼴이 되었다. 현재까지는 미국의 경제권에 대항할 수 있는 나라가 없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항목별 전망
▲주식
6월 하순 종합주가지수 3,000p를 넘긴 주가가 7월에도 계속 상승하여 3,200p선을 넘었다. 캐나다 주식시장도 토론토 시장지수가 역사적 고점인 27,000p를 넘었고 미국의 다우지수도 전 고점 이었던 45,000p를 넘어선 1개월이었다. 그러나 이런 상승은 일시적이라 본다. 미국과 각국의 관세협상이 대부분 마무리되고 새로운 무역제도 아래서 형성되는 주식시장은 각 나라 사정에 따라 결정될 것으로 전망한다. 각 나라가 동일한 수준으로 관세를 부과 받으면 미국에 대한 수출 의존도가 높은 나라 일수록 타격이 크고 주가지수는 하락할 것이다. 반면 상대적으로 낮은 관세를 부과 받았거나 미국에 대한 수출의존도가 낮은 나라의 주식 시장은 계속 강세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한다.
현재까지 발표된 관세 협상을 미루어 보면, 8월 주식시장은 한국 약 보합, 캐나다 하락, 미국은 강세로 전망한다. 한국은 단기간에 너무 급격히 상승하여 숨 고르기가 필요하고, 미국과 캐나다도 그 간의 상승세를 점검해 볼 필요가 있다고 본다. 상승의 요인은 무엇이며 유의할 점은 어떤 것이 있는지 살펴볼 필요가 있다.
▲금리
한국은행금융통화위원회는 7월 10일 금리결정회의에서 기준금리를 동결(연 2.75%)했다. 고육지책이라 본다. 인하하면 모처럼 주춤하는 주택시장에 기름을 부어 상승세를 부채질하는 것 같고. 동결 또는 인상은 일반기업들에게 너무 가혹한 처사일 것이다. 미국과 캐나다는 지난 달 30일 금리결정회의를 마치고(미국 29~30일, 캐나다 30일) 두 나라 모두 기준금리를 동결했다. 현재 각국의 기준금리는 미국 연 4.25 ~ 4.5%, 캐나다 연 2.75%, 한국 연 2.75% 이다. 이 같은 결정을 한 배경은 모두 다르나 발표는 모두 금년 중에 다시 인하할 가능성이 크다고 했다. 8월 미국, 캐나다는 중앙은행의 금리 결정회의가 없고 한국만 월 말(28일) 회의가 있다. 8월에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기준금리를 인하할 가능성을 50% 이상으로 전망한다. 경기가 너무 안 좋다. 기업들이 움직일 수 있는 공간을 마련해줘야 하는데 현정부 들어 공간은 커녕 궁지로 밀어 넣는 정책만 계속 내 놓아 걱정이다.
▲환율
6월과 달리 7월은 원화가 가장 약세를 보인 1개월이었다. 미 달러와 캐나다 달러간 환율은 큰 변동이 없이 보합 수준(CDN$ 1: U$ 0.73)을 보인 반면 원화는 두 나라의 달러 화 대비 각각 10원 이상 하락(환율 상승)을 기록했다. 미국과 벌이는 관세 협상이 매끄럽게 진행되지 못한 것이 가장 큰 원인이라고 본다. 기준금리 인하가 필요했지만 주택가격 상승을 우려한 동결 등이 환율에 조금씩 영향을 주었을 것으로 판단한다.
8월 환율은 미국 달러의 강세가 예상된다. 한. 미간 관세 협상은 7월 마지막날(한국시간) 기대수준(15%)에서 타결했지만 부대조건이 만만치가 않아 보인다. 8월 중에 있을 한미정상회담이 조금 더 유리한 조건을 유도해 내기를 기대한다. 한국과 미국간 기준금리 차이가 변동이 없어 원화 약세가 예상된다. 대미 환율은 다시 1달러 당 1,400원을 상회할 것으로 전망한다. 대 캐나다 달러 환율도 달러당 10원정도 추가로 오를 것으로 전망한다.
▲부동산
7월 미국 시장은 보합이었고 한국과 캐나다 시장은 이유는 각각 다르나 회복세를 보이던 시장이 다시 약 보합으로 돌아섰다. 미국은 고금리 부담, 캐나다는 전반적인 경기부진, 한국은 경기 부진에 과도한 대출규제 등의 요인으로 약세를 면하지 못하고 있다. 미국은 기준금리를 행정부의 강한 인하 압력에도 불구하고 동결로 결정했고, 캐나다는 경기부진에 따른 인하 압력이 여전해서 하반기에는 1~2회 인하가 예상된다. 모기지 대출의 고 금리는 미국과 마찬가지 상황이라 매수자가 망설이는 주된 이유다. 한국은 당분간 주택시장 관련자(매수, 매도, 중개인 등)의 숨박꼭질과 새로운 규제가 예상된다. 주택 가격 상승세가 주춤하지만 여전히 상승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8월 주택 매매 시장은 약세 지속으로 전망한다. 인위적인 규제가 얼마나 오래가나? 하는 문제는 논외로 하더라도 일단 오름세가 주춤하는 것은 사실이다. 거래가 눈에 띄게 줄어들었다. 미국, 캐나다도 반전 기미는 부족한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