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를 보는듯한 큼직한 사건들의 물타기 공방

“불리한 뉴스가 나오면 새로운 뉴스로 덮어라”라는 정치판에 돌아다니는 금언(金言)이 있다. 최근 일어나는 국내·외 큼지막한 사건들의 보도를 접하다 보면 어지러울 정도로 많은 뉴스가 직전의 나라가 뒤집힐 것 같은 뉴스를 저만치 보내고 새로운 논쟁거리를 뉴스판 위에 올려 놓는다.
전직 검찰 총장이 고발사주를 했다고 유튜브에서 나오자 여당, 법무부, 검찰, 공수처가 일제히 들고 일어나 바로 구속시킬 듯이 집중공격을 했다. 그 후 고발 추정자의 어렴풋한 신상이 언론에 언급되고(이분은 그 후 자신이 실제 고발자라고 밝힘) 연달아 국정원장이 나왔다. 과거 윤지오(사기모금 등으로 수배되었으나 캐나다로 출국한 이후 경찰의 소환에 응하지 않고 있는 분) 같다는 야권의 지적에 고발자가 펄쩍 뛸 때 까지는 많은 사람들이 사건이 어떻게 전개될 지 궁금해했다.
그리고 갑자기 과거 성남시에서 있었던 봉이 김선달과 같은 투자자가 천문학적인 수익을 얻은 대장동 개발사업’이 튀어 나오고 그것이 확산되고 특검 또는 국정조사를 하자는 야권의 요구로 여당이 궁지에 몰린 상태였다.
이때 느닷없는 종전선언 얘기가 대통령의 UN연설에서 나오고 북한군부의 초기 거절과 달리 그 다음날부터 김여정(북한 김정은의 동생)의 호의가 담긴 반응이 두 번 나오자 고발사주 사건이 신문에서 사라지기 시작했고 바로 앞의 대장동 사건은 물타기가 되어가는 양상을 보였다.
새로운 사실들이 밝혀지기 전까지였다. 관련회사에서 5년여 근무한 야당 국회의원의 아들이 퇴직금으로 50억원을 받은 사실이 튀어나와 사건은 새로운 양상으로 접어들면서 다시 뉴스의 전면에 부상했다. 누군가가 의도했던 아니던 시의 적절하게 다른 뉴스가 잘 덮어준 사례로 봐야할 것 같다.
앞의 두 사건의 진실이 조만간 밝혀 지기를 기대해 본다. 하지만 남북 연락사무소 재설치까지 언급한 최근 통일부의 반응은 해괴하다. 대한민국 국민의 혈세 350여억원을 들여 건설한 남북 연락사무소 건물이 북한의 일방적인 결정으로 폭파된 것이 얼마전 일이다. 또 다시 남한의 비용으로 건축한다면 누가 납득하겠는가? 내년의 한국 대통령 선거는 정책은 없고 비방과 폭로만 난무하는 선거가 될까 걱정이다.

정책은 없고 비방과 폭로만 난무

시선을 해외로 돌리면 미국의 아프가니스탄 철군으로 아프가니스탄은 ‘탈레반의 천국’이 되었고 저 같은 일방적인 철군과 아프간 군부의 부패가 다른 곳에서는 벌어지지 않는다는 보장이 없다. 아프간 얘기를 덮은 것은 중국의 부동산 재벌 헝다그룹의 재정위기다. 2008년의 금융위기 같은 상황이 중국을 중심으로 또 한 번 재현될 수 있다는 우려다. 당사자인 헝다그룹과 중국 정부가 어떤 대응을 할지 궁금하다. 그 대응에 따라 위기여부가 결정되기 때문이다.

■항목별 10월 전망

▲주식시장 : 장기안정 언급하기 어렵다.
9월 세계주식시장은 크게 요동을 친 한 달 이었다.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던 8월과 달리 미연방준비제도(FRB)의 통화공급 축소 및 조기 기준금리 인상이라는 소식이 주식시장을 약세로 전환 시켰고 중순에 불거진 중국 헝다그룹의 재정악화 소식이 요동을 치게 만들었다. 간단히 말해서 헝다그룹의 순 자산이 순 부채에 100조원 정도 모자란다는 것이다. 부동산을 엄청나게 보유하고 있는 이 그룹이 부동산 가격추이에 크게 영향을 받을 것인데 문제는 현재 중국 부동산 시장이 하락세라는 점이다. 시장 종사자들은 헝다그룹과 중국 정부가 서로 협력하여 위기를 극복해 주기를 바라지만 결과를 쉽게 예측하기 어렵다는 점이 시장을 더 불안하게 만든다.
또 시장 전문가들은 헝다그룹 위기 이외에도 시장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위험요소로 아래의 것들을 언급하고 있다. 코로나 델타변이 확산, 미국의 부채 상한선 의회 승인문제, 미 통화공급축소, 인플레이션 우려 등이다.
미국, 캐나다, 한국 주식시장은 진정세를 보이며 상당 수준 회복했으나 월말에 다시 큰 폭의 등락을 거듭하는 불안함을 보였다. 10월 주식시장은 헝다그룹의 안정 여부에 따라 반응을 할 것으로 전망한다. 파산을 하면 또 한번 큰 폭의 하락을 기록할 것이고, 이것이 많은 비관론자가 우려하는 대폭락의 시발점이 될 수도 있다는 점이 더 불안하다. 헝다와 중국정부가 잘 협의하여 파산을 면하면 시장은 급격히 단기 안정을 찾을 것으로 예상한다. 그러나 통화공급 축소, 기준금리 인상 등의 악재가 기다리고 있어 장기 안정을 언급하기는 어렵다.

▲금리: 현금 준비하라는 언급
캐나다(8일)와 미국(21-22일)은 기준금리 결정회의에서 모두 기준금리를 현 수준에서 동결했다. 회의 후 실시한 회견에서 언급한 이유는 조금씩 달랐지만 두 나라 모두 상당수준의 경기회복과 인플레이션 우려로 조만간 통화공급 축소와 기준금리 조기인상 이라는 방침을 얘기했다. 최근 상황처럼 돈이 흔하지는 않을 것이니 준비하라는 언급으로 받아들여야 한다. 10월 개최되는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에서 기준금리 인상이 결정될 가능성이 높고 늦어도 11월 인상될 것으로 전망한다. 미국은 10월 회의가 없고 월말에 개최되는 캐나다중앙은행 회의에서는 동결이 예상된다.

▲환율 : 캐나다달러, 원화, 미달러 대비 약세
9월 원화의 대미환율이 대폭 올랐다. 7월 1,150원 이하 수준에서 등락하던 환율이 8월 급변동을 거쳐 9월에는 1,170원 수준에서 움직이고 있다. 한국, 미국, 캐나다 3국을 비교해 보면 미 달러가 가장 강세를 보였다. 원화와 캐나다 달러간의 비율은 큰 변동이 없이 원화 기준으로는 930원 이하에서 움직였다.
10월 환율은 9월과 비슷한 양상을 보일 것으로 예상한다. 미 달러 강세, 캐나다 달러와 원화는 상호 보합 및 미 달러 대비 약세가 될 전망이다. 미 달러의 강세 지속 이유는 통화공급 축소(조만간 시작) 및 기준금리 조기 인상 등의 재료가 많아 강세유지로 전망한다. 반면 캐나다나 한국의 경우 상대적으로 경기회복 지연 등의 이유로 미 달러 대비 약세가 예상된다.

▲부동산 : 강세 지속 전망
미국, 한국, 캐나다 공히 어지러운 상황이다. 많이 풀린 돈이 갈피를 잡지 못하고 부동산으로 향하는 추세는 각국 공통이다. 미국과 캐나다 경우는 많이 풀린 돈 외에 유학생들의 유입으로 수요가 더 늘어나 가격상승을 가져왔다. 한국은 정책 실패로 서울 및 수도권 아파트가 계속 강세를 보이고 있다. 10월 부동산 시장도 미국, 캐나다, 한국 모두 지역별 차이는 있으나 강세 지속으로 전망한다.
돈의 힘이 밀어 올리는 가격의 가속도가 좀 남아있다고 본다. 각국 모두 금리인상이 두차례 이상 시행된 후에 부동산 가격 상승이 진정될 것으로 예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