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려되는 트럼프 당선인의 ‘엄포’

2024년이 저물어 간다. 한 해를 마무리할 때이다.

지난 한 해를 잘 보냈다고 할 수 있을까? 혹시 부끄러운 일을 하지는 않았는가? 자신에게 물어볼 때다. 지난 1년 간 경제적으로 고통은 없었는가? 내가 투자한 주식은 건실하게 움직이고 있는가? 나와 밀접하게 연결된 금리(대출 금리 든 예금 금리 든)는 내가 감당하고(대출), 또 수용할 수 있는 수준 인가?(예금) 현재 환율은 상호간에 균형이 맞추어져 형성된 환율인가? 내가 보유하고 있는 집의 가격은 적정한 수준인가? 또는 내가 살고 싶어하는 저 집은 지금 매입할 때 인가? 아니면 좀 더 기다려야 할 때 인가?

나와 관련된 질문만 해도 수없이 많다. 개인 적인 물음보다 눈을 조금만 크게 뜨면 걱정이 태산이다.

대한민국의 경제가 불안하기 짝이 없다. 그동안 경기를 받쳐주는 3축이었던 반도체, 자동차, 건설이 흔들리기 시작했고(삼성전자의 부진, 건설업의 침체 등), 그런 우려를 방위산업 등이 보조를 해 준다고 하나 아직은 힘에 겨워 보인다.

특히 미 대통령 선거결과는 한국 뿐 아니라 캐나다에도 큰 영향을 끼칠 것이다. ‘기본관세 10%(트럼프 공약)’는 수출이 많은 한국 같은 수출 의존도가 높은 나라에는 치명적이다. 캐나다와 맥시코는 미국과 체결한 무역협정(CUSMA)에 기대를 하는 분들도 있으나 이 두 나라의 수입품에는 국경문제가 해결되지 않으면 25%의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공언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공약대로 실천한다면 캐나다는 이중고를 겪을 수도 있다. 무역에서 타격을 입고, 미국의 불법체류자 추방정책에 따른 난민 유입이 또 다른 사회문제로 부각될 가능성이 크다. 현재까지 캐나다의 정책은 난민에 대하여 우호적이었다. 하지만 그 숫자가 감당하기 어려울 만큼 급증하면 상황은 달라질 것이 뻔하다. 세계 어디에도 천사만 사는 곳은 없다. 아직 취임도 안 한 트럼프 당선인이 미국과 캐나다의 허술한 국경 문제를 들고 나오는 것만 봐도 쉽게 해결될 문제는 아니다. 캐나다와 멕시코에 대한 혜택을 기대하고 이들 나라에 상당한 투자를 한 한국 기업들에게도 비상이 걸렸다. 기본관세(10%) 보다 더 높은 25%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하니 이웃나라가 원수가 될 판이다.

많은 사람들이 트럼프 당선인이 유리한 협상위치를 확보하기 위한 엄포일 것이다 라는 기대를 하고 있지만 과거 대통령 때 시행했던 정책들을 뒤돌아보면 단순히 엄포 로만 볼 것도 아니다. 여러 대응책을 준비해야 하겠다.

한국 경제가 쉽게 회복될 가능성도 희박하다. 나라가 힘을 합쳐도 어려울 판에 금년 1년 동안 뉴스를 장식한 사건은 ‘대통령 부인 관련’이나 ‘야당 당수의 재판’, 그리고 ‘인사 청문회’, ‘검사 탄핵’이 대부분이었다.

▲주식

지난달에 이어 미국, 캐나다 주식시장은 하늘을 날고 있는데 유독 한국 주식만 땅에서 기는 정도가 아니라 두더지처럼 땅을 파서 그 속으로 들어가고 있다. 2024년도 한국 주식시장의 성과는 참담하다. 미국, 캐나다의 주요 주가지수는 사상최고 치를 갈아치우면서 11월을 마감했는데 한국종합주가지수(KOSPI)만 연초 수준을 오르내리고 있으니 문제가 아닐 수 없다. ‘주가는 길게 보면 한 나라의 경제를 반영한다’는 정설이 있다.

12월 주식시장은 연말이라 비교적 조용할 것으로 예상되나 미국은 강세 지속, 캐나다 보합, 한국은 약보합으로 전망한다. 단, 한국 주식시장에서 유의해 보아야 할 종목으로 방위산업과 조선업이 있다. 트럼프 당선인이 ‘한국 조선회사의 도움이 필요하다’는 의미의 발언이 방위비를 더 받아내기 위한 입 발린 소리가 아니라는 점이다. 현재 자유진영에서 단기간에 필요로 하는 장비를 갖춘 해군 함정을 만들 수 있는 조선회사는 한국 뿐이라는 점이다. 미 해군함정의 정비를 한국회사가 맡고 있는 점도 기술력을 인정받고 있기 때문이다.

▲금리

미연방준비제도(FRB)가 지난 9월에 이어 기준금리를 또 인하했다. 이번엔 0.25%p 인하다. 동결을 예측하는 일부 전문가도 있었으나 인하로 마무리 지었다. (연 4.5%~4.75%) 금리인하 결정 후 자료를 통해 ‘고용과 인플레이션 목표 달성을 위한 리스크가 대체로 균형을 이루고 있다고 판단한다.’고 밝혔다.

한국은행금융통화위원회는 28일 회의에서 기준금리를 0.25%p 인하하여 연 3.0%로 결정했다. 경기부진 우려가 커지면서 금리인하로 경기부양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1,900조원이 넘는 가계부채(가계대출+신용카드 사용 액 등)에 대한 이자 경감이 없으면 경기회복은 그만큼 더딜 것이다. 기준금리 인하에도 가계대출의 대부분인 주택담보대출의 최근 금리는 오르는 상태였다. 정부의 지도(?) 효과다. 경기도 부양하고 부동산 가격상승도 막는 두 마리 토끼 잡기는 불가능에 가깝다. 캐나다는 11월 회의가 없었다. 연말금리는 12월 중순에 금리결정회의를 하는 캐나다(11일)와 미국(17~18일)은 추가 인하 가능성이 크다. 한국은 12월 금리결정 회의가 없다.

▲환율

환율이 불안하다. 한국과 캐나다 화폐의 가치 하락이 우려된다. 12월 보다 2025년이 더 걱정이다. 대미 원화환율은 10월 평균에서 20~30원이 오른 1,400원선을 기준으로 등락을 하고, 대 캐나다 환율도 15원 정도 오른 1,000원(1달러 당)선에서 움직이고 있다.

캐나다 달러의 대미 환율은 금년 들어 바닥 수준이다. 캐나다 1달러 당 미 달러 70센트를 힘겹게 턱걸이하고 있다. 캐나다 경기가 현 수준에서 머물고 미 대통령이 취임하여 공약대로 ‘미국 우선주의 정책’을 시행하면 캐나다 경제는 더 큰 어려움을 만날 가능성이 크다. 일시적으로 캐나다 1달러 당 미화 70센트 수준 또는 그 이하로 추락할 가능성도 있다. 2,000년대 초반에는 65센트 수준까지 폭락하기도 했다.

12월 환율은 미화 강세, 캐나다 달러와 한국 원화약세로 전망한다. 미국과 캐나다의 기준금리 인하가 예상되는 중순 이후에 일시적인 원화 강세가 전망되나 평균 환율은 원화와 캐나다 달러는 약 보합, 미 달러는 상대적 강세가 예상된다.

▲부동산

11월 부동산 시장은 한국, 미국, 캐나다 모두 약 보합 수준을 나타냈다. 지역에 따라 편차는 있겠지만 거래량과 가격이 대체로 보합으로 표시된다. 미국의 불법 체류자 추방이나 캐나다의 이민 등 유입인구 축소 정책으로 두 나라의 부동산 시장이 주춤하고 있다. 수요가 대폭 축소될 가능성이 있기에 시장은 숨죽이며 주시하고 있다. 한국은 여전히 따로 노는 주택담보대출의 고금리 정책으로 주택 매수 예정자의 결정을 미루게 하고 있다. 1,900조원이 넘는 가계부채를 고려하면 부동산담보대출금리를 쉽게 인하할 수도 없고 경기를 고려하면 다른 나라 보다 빠르게 상당 수준까지 인하하는 것이 맞게 보이지만 쉽게 결정을 할 문제도 아닌 것 같다. 어떤 노래 가사처럼 눈치만 살피다가 ‘때’를 놓치는 불행을 반복하지 않도록 노력해야 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