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계가 ‘설마?’ 하던 일을 겪으면서 미국과 미국 대통령을 다시 평가하고 대응책을 마련하기 위해 골머리를 앓고 있다. 그저 선거에 으레 등장하는 ‘표를 얻기 위한 사탕발림’으로 치부하고 애써‘그런 일이 일어나지 않았으면……’하던 일들이 미국 45대 대통령이 취임한 지 10일도 안되어 행정명령으로 실행을 결정되고 있다. 상대 국가는 반발하면서도 다른한편으로는 대응책을 마련하기 위해 비상이 걸렸다.
당선인 신분일 때 타이완 총통과 전화통화를 했다고 하나의 중국 합의를 위반했다고 펄펄 뛰던 중국이 남중국해 문제를 꺼내고 급기야 무역문제까지 확대할 조짐이 보이자 한풀 꺾여 외교적 해결을 내비치고 있고, 미국, 캐나다, 멕시코의 자유무역협정인 NAFTA 협정을 재협상 하라고 발표하고, 멕시코나 중국에서 수입되는 공산품에 대해 45%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엄포를 놓자 처음에는 강하게 반발하던 캐나다와 멕시코도 강도를 한단계 낮추었다.
캐나다와 멕시코는 NAFTA(북미자유무역협정) 조건을 어떻게 변경시키냐에 따라 국가경제에 미치는 영향은 엄청나게 크다. 당장 멕시코 경우 미국으로 가는 수출품에 미국이 45%의 관세를 부과하면 수출규모가 현재의 반 이하로 줄어들 것이고, 멕시코에 공장을 둔 외국기업들의 상당수는 미국으로 공장을 옮길것이다. 그리고 상당수의 멕시코 국민이 미국으로 불법 입국하여 체류해 주는 덕에 실업자 문제도 일부 해소하고 그들이 송금해주는 돈도 적지 않았는데 국경에 담을 쌓으면 이마저도 막히게되어 멕시코는 큰 타격을 입는다.
캐나다도 송유관 사업(알버타주와 미 텍사스주 사이에 송유관을 건설하는 사업) 재개로 반대급부가 있으나 대미 무역 의존도가 70% 이상인 상황에서 NAFTA 재협상에 총력을 기울여야 하는 처지가 되었다.
한국도 남의 일이 아니다. 당장 한미 FTA 재협상이 다음 차례인 듯하고 주한미군 주둔비 부담금 인상이 그 다음 순서로 대기하고 있다. 정치,외교력을 모두 여기에 집중시켜야 할 판에 나라는 탄핵정국으로 정신을 못 차리고 있으니 걱정이다.
해당국 대응책 마련에 부심
올해 글로벌 경제 곳곳에 도사리고 있는 5가지 위험 요인을 ▲트럼프의 경기부양 공약이 시행과정에서 기대에 미치지 못할 가능성 ▲미 경제 회복에 발맞춰 기준금리의 공격적 인상 ▲미 금리 인상에 따른 중국 위안화 불안 및 자금 이탈 확대 가능성 ▲하드 브렉시트(영국 유럽연합 탈퇴) 등 유럽연합 체제 불안 ▲미국과 중국의 보호무역 전쟁 등으로 규정한 보고서가 발표되었다.
한국의 유진투자증권은 지난 1월 3일 ‘2017년 세계 경제에 내재된 5대 위험요인 진단’을 주제로 한 리포트를 통해 이같은 분석을 제시했다. 필자도 동감한다. 특히 이런 요인들이 겹쳐서 한국으로 밀려들고 한국이 제대로 대처하지 못하면 1997년의 IMF 환란을 능가하는 혹독한 시련이 기다리고 있을 것 같아 걱정이 태산이다.
당장 한국은 대통령 선거가 빠르면 5월 늦어도 12월에 실시되도록 확정되어 있지만 대통령을 꿈꾸고 있거나 출마를 선언한 분들이 하나같이 정치 얘기만하고 경제에 관한 얘기를 해도 ‘공평한 분배’ 또는 ‘약자 보호 차원의 지원’만 얘기하지 이 어려운 경제여건을 타개하기 위한 정책에 대한 방안은 없다.
대안을 이야기 하기에는 치부가 드러날까? (지지층에게도 불이익을 줘야하므로) 겁이 나는지?, 애써 외면하는지? 아니면 그런 대안이 없는 것인지? 알수는 없어도 나라를 이끌겠다고 하는 정치가의 태도는 아니다. 정치인들의 정권획득이 아니라 나라를 위하는 자세가 요구될 때이다.
■ 2월 전망
★주식시장
미 다우존스 지수가 역사적인 20,000p 고지를 돌파하며 새로운 시대를 열었다. (2017.Jan.25. 마감지수 20068.51p). 스탠더드앤푸어스(S&P)500 지수와 나스닥 지수도 1월중 사상 최고치를 갈아 치웠다. 미 트럼프 정부의 경기 부양책에 대한 기대감과 기업들의 실적회복이 맞물린 결과로 풀이된다. 토론토 지수(TSX)도 연일 15,500p 를 훌쩍 넘는 상승세를 보이고 있으나 유독 한국 증시만 상승세에 편승하지 못하고 2,060p선 전후에서 등락을 거듭한 1월이었다.
2월은 한국, 미국, 캐나다 모두 혼조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한다. 미국은 트럼프의 선거전 공약이행 결정을 어디까지 진행시킬 것이며, 그 영향을 받을 상대방 국가나 기업의 반응이 어떤 방향으로 진행되느냐에 따라 주가의 방향이 결정될 것으로 본다. 캐나다는 약보합이 예상되고(송유관 공사 재개라는 호재가 있으나 NAFTA 재협상이라는 더 큰 악재가 있기 때문.) 한국이 가장 더딘 모습을 보일 것으로 추정하며 경우에 따라서는 2,000p 선 이하로 하락할 수도 있다. (방위비 추가부담, 한미 FTA 재협상, 북핵위협 고조에 국내정치 혼란까지 가세시).
★금리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는 1월13일 기준금리를 연 1.25%로 동결했다. 7개월째 변동이 없다. 캐나다 중앙은행도 18일 기준금리를 0.5%로 동결했다. 미국은 FOMC(Federal Open Market Committee, 연방공개시장위원회)에서 변동이 없었다. 새로 취임한 트럼프 대통령의 정책방향을 고려해야 하므로 10일은 너무 짧게 여겨진다.
한국은 극심한 경기부진에 따라 금리 인하론이 강하게 주장되고 있으나 한 면만 고려할 수가 없기에 한국은행의 고민은 더 깊어만 가는 듯하다. 추세를 따르자면 3월경 금리를 인상해야 하나 그 뒤의 상황을 무시할 수도 없기에 주저하고 있는 모습이다. 그렇다고 금리를 인하하기에는 더 큰 부작용이 예상되므로 쉽게 결정을 못하고 미국의 결정에 상관없이 동결할 것으로 전망한다.
★환율
캐나다 중앙은행은 달러 가치 하락을 예상했다. 미 트럼프 대통령의 ‘아메리카 퍼스트’ 정책과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 재협상 요구로 캐나다의 수출에 영향을 미치고 그 여파로 캐나다 달러 가치가 하락한다는 것이다. 알버타주에서 미국으로가는 송유관 공사 재개가 캐나다에 도움이 되겠지만 NAFTA 재협상 뿐만 아니라 미국의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Trans-Pacific Partnership) 일방 탈퇴가 예정되어 있기 때문이다. 한국은 환률조작국으로 지정되는 것을 우려하여 상당기간 현 수준의 환율이 유지될 것으로 예상되며 미국산 제품의 수입을 증가시키는 노력도 병행할 것으로 전망된다. 미국도 트럼프 대통령의 미달러 강세를 우려한다는 언급에 FRB 호응여부가 미달러화의 강세여부가 결정될 것으로 예상한다.
2월 환율은 미국의 행동과 조치 여부에 따라 등락을 거듭할 것으로 전망하며 한국 원화, 미국 달러, 캐나다 달러순으로 강세가 예상된다. 변동폭은 크지 않을것이다.
★부동산 시장
미국, 밴쿠버의 주택시장은 숨고르는 1월이었고 한국 주택시장은 추운 날씨와 함께 얼어붙은 1개월이었다. 한국 주택시장이 얼어붙은 것은 무엇보다 주택담보 대출의 조건을 까다롭게 적용하기 때문이다. 한국도 어느틈에 은행대출이 없이는 주택을 구입하기 어려운 지경까지 집값이 올라서 주택가격의 정요인중 1위가 주택담보 대출여부가 되어버렸다. 불경기 지속으로 움츠려 드는 주택시장에 대출 조건 강화라는 악재까지 겹쳐 주택매매 시장을 얼게 만들었다. 또한 밴쿠버는 여전히 세계에서 내집마련이 어려운 도시 3위로 기록되고 있다. (작년 2위)
2월 주택시장도 관망세를 나타낼 것으로 예상한다. 미국이나 캐나다는 전통적인 관망세 시기인 겨울이고 한국은 여러 악재가 겹쳐 상대적으로 두 나라에 비해 약세가 두드러질 것으로 전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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