밴쿠버에 빈 집이 2만5천채나 있다

시, 공원부지 확보 명목 매입 후 방치…주택난 부채질

10년전 수립 공원토지수용전략 재검토 필요 ‘목소리’

밴쿠버시가 공원녹지 확보라는 명목으로 시행하고 있는 주택 매입 정책이 예산 낭비는 물론 임대주택난을 부채질한다는 비난이 제기되고 있다.

빅토리아 드라이브에 소재하는 주택을 소유했던 D씨는 1년 반 전 부동산 중개인으로부터 공원 확대를 위해 밴쿠버시가 자신의 집을 매입하려 한다는 말을 듣고 매도를 결정했다. 그러나 그는 다음날 시가 그 집을 임대 준다는 말을 듣는 등 시의 부동산부서로부터 어떠한 솔직한 답변도 직접 듣지 못했다.

그의 집은 지난 1년 반 동안 비워져 있었다. 이로 인해 그의 집은 정크 메일과 신문들이 현관에 쌓여있고 정원은 무성한 풀들로 덮여있다.

D씨 집의 사례는 밴쿠버에서는 아주 친숙한 모습이다. 밴쿠버시에는 현재 대략 25,000여 채의 집들이 비어진 채 방치되어 있다. 그 집들의 소유주는 바로 밴쿠버시다.

시는 그 집을 언젠간 철거해서 두 개의 주택을 짓도록 할 계획이다. 그러나 아직까지 집을 지을 어떠한 계획도 세워지지 않았다. 철거 허가는 개발허가 없이는 공식적으로 이뤄지지 않는다. D씨의 집 문제에 대해 시의 부동산서비스 부서장인 제리 에반스씨는 “그의 사례는 시의 일상적인 주택매입 관행이다”고 확인해줬다.

D씨의 집은 27.3헥타르 규모로 시에서 가장 큰 공원 중 하나인 트라우트 레이크(Trout Lake)로 알려진 공원 뒤에 위치해 있다. 그의 집은 좁은 길로 분리된 일렬로 이어진 8채의 집 중 중간에 위치해 있다. 그의 집이 언제 공원 부지로 조성될지는 알 수 없다. 왜냐하면 다른 7채의 집 소유주들이 자신들의 집을 팔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D씨의 집이 철거된다면 가로 32피트 세로 122피트의 공간이 비어진 채 방치될 것이다.

여기서 의문이 제기된다. 왜 시는 완벽할 정도로 상태가 좋았던 집을 왜 1년 반 동안 방치했으며, 주택위기의 와중에 철거 후 비어있는 집을 빈 공간으로 내버려두는가?

밴쿠버시는 최근 25,000여 채의 집들이 비어있거나 충분히 활용되지 못하고 있다는 보고서를 발표했다. 시는 7월1일부로 효력을 갖는 빈 주택에 대해 1%의 세금을 부과하기 시작했다. 또 주택위기를 완화하기 위해 에어비앤비(Airbnb)와 같은 단기 임대를 규제할 엄격한 새로운 규칙을 도입하려 하고 있다.

D씨는 “시는 이 지역의 집들을 철거할 것이다. 이런 철거는 얼마나 쓸 데 없는 짓인가? 그러나 시는 시민들에게 주택위기에 대처하기 위해 진정으로 일하고 있다고 말하고 있다. 정말 두 얼굴의 거짓말쟁이다”고 밴쿠버시를 맹비난했다.

D씨의 이웃들도 주택공실률이 거의 제로 수준일 정도로 주택난이 격심한 지금 시가 D씨의 집을 비워둔 채 방치하는 것에 대해 우려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또 존 헨드리(John Hendry)와 같은 큰 공원을 왜 확장하는지에 대해서도 의문을 표시하고 있다.

 지난해 밴쿠버시는 13헥타르 규모의 사우스 메모리얼 파크 뒷 편에 위치한 이스트 45번가의 한 역사적 유산재산(heritage property)을 매입했다. 그 집은 시에 의해 매입된 후 철거된 이스트 45번가의 몇 몇 낡은 주택 중 한 채였다. 2012년 시 보고서는 이 지역 주택 매입은 공원을 완공하기 위한 토지 수용계획의 일부였다고 설명했다. 토지 수용의 목표는 공원을 1.12헥타르 더 늘리기 위해 재산을 획득하는 것이었다.

시는 2014년에 2605 케이스 드라이브(Keith Drive)의 이중 토지와 인접한 2615 케이스 드라이브의 부지를 매입했다. 그 당시 3채의 작은 방갈로가 그 곳에 소재하고 있었다. 최소한 1년동안 그 부지들은 비어있었다.

현재 진행중인 시 공원을 확장하기 위한 주택매입은 십 여 년 전에 수립된 공원토지수용전략이 따른 것이다. 이 전략에 따르면 1,000명의 거주자당 1.1헥타르의 공원 건립을 추천하고 있다. 이 전략은 우드랜드와 마운트 플레전트를 공원토지수용을 위한 우선지역으로 언급하고 있다. 이스트 45번가의 주택들이 매입된 선셋 커뮤니티는 1,000명의 거주자 당 단지 0.7헥타르의 공원 부지 밖에 확보하지 못했다.

공원을 확장하는 것은 멋진 생각이다. 그리고 재산들이 점점 더 비싸지고 미래의 공원부지 확보는 점점 더 힘들어지기 때문에 조기에 주택을 매입해야 한다는 것도 이해할 수 있다. 그러나 거주자들이 비싼 집값 때문에 시외곽으로 밀려나는 곳에서, 시가 주택재고를 줄이는 반대 정책에 의문을 갖지 않을 수 없다.

빅토리아 드라이브의 3000블록에서 인터뷰한 주민들 중 단 한 명도 존 헨드리 공원 확장의 필요성을 이해하지 못했다. 대신에 그들 모두는 천정부지로 치솟는 집값에 대해 분노를 표시했다.

주민들은 “사람들은 살 집이 필요하다. 만약 당신이 현재 거주하는 집을 판다면 밴쿠버에서 다른 집을 살 수 없을 것이다. D씨의 집은 이 블록의 중간에 위치해 있다. 다른 이웃들도 아무도 집을 팔지 않는 상황에서 시가 무엇을 할 까, 설마 구내매점을 설치할까?”라고 비꼬았다.

 

Leave a Com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