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ramma 연극 공연 오는 17일부터 퍼시픽 극장
한국계 배우 겸 연출가 마키 이(Maki Yi) 씨가 ‘Gramma’ 연극으로 오는 17일부터 2월 1일 퍼시픽 극장(pacific theatre, 1440 W 12th Ave, Vancouver)에서 공연을 한다. 마키 이 배우는 2018년 연극 ‘슈트 케이스 스토리스(suit case stories)’으로 한인들에게 큰 공감을 얻은 바 있다. 그를 만나 신년 볼만한 ‘Gramma’ 연극과 인생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었다.
Q 캐나다에서 꿈을 찾다
2000년에 캐나다에 유학생으로 왔다. 일반적인 유학생들처럼 영어 공부를 위해 ESL에 신청해 공부했고 그러면서 자연스럽게 대학교 진학을 고려했다. 당시 다니던 리자이너 대학교에는 연극 전공과가 있었고 ESL에서 쓴 세익스피어의 에세이를 본 교수가 연극과 지원을 추천했다.
물론 평소에 문학, 영화 등에 관심이 많았지만 한번도 배우나 연극 연출을 인생의 목표로 고려하지 않았던 터라 망설였다. 그러던 중 교수와 상담을 하면서 “시도도 안 해보고 뭘 망설이니? 한 학기 다녀보고 아니면 다른 길을 선택해도 된다. 너의 인생에서 6개월의 시간을 그리 길지 않다”라는 말을 듣고 용기를 냈다.
Q 도전 그 선택의 어려움
첫 연극 수업을 들으면서 엄청난 흥분과 에너지를 얻었다. 한국에서는 무엇을 해야할지, 좋아하고 자신있는 일이 무엇인지 알지 못했고 막연하게 살아온 젊은 시절이었기 때문에 무엇인가 절실하게 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던 시기였다. 그런데 현실은 막막하기만 했다.
대학교에 다니면서 영어에 익숙하지 못하기 때문에 다른 학생들보다 더 많은 노력을 해야하는 것뿐만 아니라 유학생이라는 신분이었기에 이민에 대한 걱정이 앞섰다. 주위 사람들은 꿈을 쫒기 보다는 현실적인 전공을 선택해 이민하기를 권유했다.
Q 졸업 후 나만의 길을 만들어 가다
졸업 후 오디션에 지원했지만 누구도 영어가 완벽하지 않은 신인배우를 써 주는 곳은 없었다.
이런 저런 이유로 거절의 연속의 세월 속에서 첫 걸음도 내딛지 못했다. 특히 연극 무대는 무명의 외국인에게 벽을 높기만 했다.
물론 알고는 있었지만 오랜 실패는 지치고 힘든 세월을 견디게 했다.
그래서 SFU 대학교의 석사 과정을 지원해 작품 창작 등에 대한 공부를 했다. 그러면서 배우 뿐 아니라 작품 연출, 시나리오 등에 대한 전반적인 면을 다시 배우면서 기본을 착실히 쌓아나갔다.
“길이 없다면 나만의 길을 만들어 나가겠다”라는 생각을 하고 또 다시 도전했다.
Q 여전히 찾아가는 삶
연극 ‘슈트 케이스 스토리스(suit case stories)’이 2018년 5월 에버그린 문화 센터(코퀴틀람 센터)에서 올렸다. 각자의 꿈을 찾아 캐나다로 오면서 시작되는 삶에 대한 내용을 담았다. 방문자, 유학생, 이민을 통해 이민자가 되어 가는 삶 가운데 많은 좌절과 그안에서의 도전 그리고 꿈을 이루는 과정을 담고 있어 한인들에게 공감을 얻었다. 그리고 이 작품을 무대에 올리면서 슬픔을 웃음으로 승화하는 과정을 습득했다. 또 현재 인기리에 상영중인 ‘킴스 컨비니언스’는 연극으로 시작되어 인기를 얻은 후 다시 드라마로 만들어진 작품이다. 2018년 그 연극에는 5명의 배우가 출연했는데 엄마 역활로 연기했다. 천천히 걸어가고 있지만 분명 길을 찾아가는 중이다.
Q 후회도 많이 했다 그러나 열심히 산다
나의 삶은 후회와 실패의 연속이었다. 평범하지 않은 꿈을 선택했기 때문에 그런 것이라고 사람들은 말하지만 희망이 없는 미래는 아니다. 남의 탓, 자신의 탓을 하면서 실패한 삶 속에서 숨어 지낼 필요는 없다. 누구나 다 힘든 삶이다. 지금 이 순간 순간 나는 열심히 길을 간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나를 토닥거리면서 긍정적인 마인드를 가지는 것이다. 그게 하루를 버티게 한다.
Q 그랜마의 관전 포인트
이번 공연의 이야기는 유학생 시절 함께 살던 캐나디언 할머니와의 추억을 풀어나간다.
성격이 괴팍한 할머니와 언어와 문화가 다른 유학생과의 동거에서의 이야기.
3년이라는 함께 사는 동안 서로가 미워했던 마음 속에서 자신의 또 다른 모습을 보고 찾아가면서 유일한 가족이었구나 깨달아가는 과정을 그렸다.
한인 관객들을 위한 포인트는 중간에 심청전과 한인인의 정체성을 확립에 대한 이야기가 나온다. 이민 세대에게 분명 공감을 줄 것이라 생각한다.